인터뷰 시리즈는 컨텐츠의 최전선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건축과 컨텐츠 기획을 결합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기 위해 간삼 건축 G.BI 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리스타 심사위원, 커피학과 교수, 커피 컨설팅 기업 대표, 커피 공방 운영자 및 교육자로 커피분야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커피탐이나Lab, 박솔탐이나 대표이다. 박솔탐이나 대표는 한국의 커피 문화부터 실질적인 카페 운영에 대한 지식까지 커피 관련 분야에 종사하며 축적해온 다양한 지식을 전해주었다.

출처 : 박솔탐이나 대표 트위터

커피와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커피를 시작하면서 꿈꾸는 목표는 교육자가 되는것입니다. 커피와 관련된 학과에 있으면서 후배들, 제자들에게 좋은 길을 제공해주는게 목표였고 그 꿈을 향해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의 교육팀을 시작으로 바리스타 대회, 심사 등 커피를 꾸준히 하다보니 커피학과의 교수로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카페를 창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커피 컨설팅, 메뉴개발 업무도 하게 되었습니다. 커피탐이나라는 회사는 <커피컨설팅 + 브랜딩>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커피 컨설팅일을 담당하고, 브랜딩 전문가는 따로 있습니다.

커피컨설팅 및 브랜딩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카페 창업 시 입지, 상권, 추구하는 아이덴티티에 맞추어 브랜딩이 이루어집니다. 집기류 구매, 동선에 따른 바 구성 등에 조언을 주고 물품을 구입에 적합한 회사도 연결시켜 줍니다. 커피 매장을 개업하기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가이딩(Guiding) 해드린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머신을 구비하고 나면 원두를 고르고 어떤 맛의 커피를 판매할지 커피를 세팅합니다. 메뉴를 선정하고 시그니처 커피에 관련한 레시피도 개발합니다. 해당 매장의 바 구성이 세팅되면 직접 그 매장에 가서 바리스타 교육을 해드립니다. 머신 및 바 구성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나 시간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두 공급 업무도 함께 하시나요?

네 저희 카페에서 일부 소비하고, 외부 카페에 원두를 공급합니다. 저는 생두감별자격을 가지고 있어서 생산지에 직접 생두를 평가하러 가기도 합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몇 가지 원두를 블랜딩하여 커피맛을 설정하는 작업을 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블랜딩 방식을 선호하는데 각 원두를 종류별로 따로 볶아서 비율 대로 섞는 방식입니다. 선블랜딩 방식이 로스율이 적고 좀더 편리하지만 후블랜딩을 고집하는 이유는 각각의 최적의 로스팅 포인트를 맞춰서 섞어주니 특징을 잘 표현할 수 있으며 각 원두의 맛과 향을 잘 살리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후블랜딩이 마냥 좋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선블랜딩에 비해 로스율이 많고 균일성에서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선블랜딩을 다른 예로 들자면 간혹 로스팅 포인트가 높은 원두를 보셨을거에요. 균일함과 로스율이 적은반면에 생두 종류 따라 로스팅 포인트 차이가 있는데 선블랜딩 할 때 가장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생두에 맞추어 볶다 보면 로스팅 포인트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러한 부분을 줄이고자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원두는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른 맛을 냅니다. 같은 원두를 공급받는다고 늘 똑 같은 맛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원두를 납품하는 카페의 바리스타에게 이 원두가 내는 맛에 대한 세팅을 전달하고 어떤 범위값에서 추출해야 이런 맛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를들면 ‘20g의 원두로 30ml의 샷을 25초에 추출해야 한다’가 아니라 ‘23~28초 추출한다’로 범위를 주는겁니다. 컨디션에 따라 달리 값이 달리 적용되어야 합니다. 저는 종종 제가 원두를 공급하는 카페에 들러 맛을 점검하기도 합니다.

원두 보관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원두는 직사광선을 피하면서 선선한 상온에서 밀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중으로 밀봉해서 보관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로스팅한 원두의 보관 기간은 1년이고, 개봉 후에는 한달 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용기에 보관하게 될 경우에는 1주일 이내에, 그라인딩 후라면 하루 안에 소진해야 합니다.

원두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필요한가요?

원두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은 특별히 따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원두는 상온에서 밀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로스팅한 원두의 보관 기간은 1년이고, 개봉 후에는 한달 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용기에 보관하게 될 경우에는 1주일 이내에, 그라인딩 후라면 하루 안에 소진해야 합니다.

커피탐이나 매장의 경우 공간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커피탐이나Lab은 오픈할 때에 로스터리를 함께 할 목적으로 계획했고, 매장 안 쪽에 밀폐된 공간을 마련해서 원두를 볶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로스터리를 두는 것은 사람들에게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요. 신기해하며 구경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구경하시는 분과 눈이 마주치면 민망한 경우가 가끔 있어서, 어느 정도 보여지지만 눈은 안 마주치도록 사선으로 창문을 내었습니다.

커피탐이나 랩 로스터리, 로스터리는 밀폐된 공간으로 계획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방의 작업 공간을 완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대를 매장 안쪽으로 길게 뺐어요. 오픈 키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종종 카페 영업이 끝나고 커피 교육을 진행하기에 용이하도록 작업대 길이를 늘린 것이지요.

카페는 첫번째로 ‘커피의 맛과 질에 관련한 서비스’, 두번째로 ‘공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어요. 커피가 맛있어도 공간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이 머무르지 않고, 공간이 아무리 멋져도 맛이 있지 않으면 사람들이 다시 오지 않거든요.

커피도 여느 음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정말 솔직한 음료입니다. 커피를 추출하는 그날의 내 기분, 컨디션, 환경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커피는 내리는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라는 문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잔의 커피가 맛있어야 하는건 당연한것이고 과연 이 커피가 내가 제공하는 이시간에 가장 베스트인지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세분을 뵙게되서 뜻깊은 시간이였고 함께 마신 커피, 함께 공유한 시간 그리고 이 공간을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께서도 커피와 함께 따뜻한 일상을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