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rl+는 간삼기획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로컬리티를 가진 숨은 콘텐츠를 발굴하여 건축 관점의 큐레이션을 기획하는 여정을 기록한다.
Ctrl+의 첫 인터뷰는 공간 플랫폼 Ctrl+와 FLUKE를 기획한 (주)간삼기획 서정훈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다.
건축설계회사에서 Ctrl+과 같은 새로운 공간을 기획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건축가는 오랜 세월을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일을 해요. 물리적인 공간은 유연하지 못하면 자칫 한 방향으로만 전해지는 선언으로 남아 버리기 때문에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세월을 거듭하며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 늘 고민하죠. 이러한 고민에 대한 결론으로 간삼건축이 비록 설계사무소지만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외에도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어요. 이를 위해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가장 가까이서 직접 관찰하고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자 이런 공간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Ctrl+라는 플랫폼은 그 안에 다양한 컨텐츠를 실험하며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아카이브 하는 과정을 통해, 계획단계에서부터 소비자의 니즈에 대해 이해하고 면밀히 검토해 그것을 반영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자료와 근거를 마련하고, 결국 간삼이 더 디테일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건축공간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반한 공간인 거죠.

간삼건축 사옥 1층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건축회사에서 기획한 공간이라 중요하게 생각하신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아요.
앞서 말한 기획의 의도에 기반해 Ctrl+를 기획하면서 핵심적으로 구현하고자 한 가치는, ‘배경이 되는 건축공간 만들기’ 에요. 기존의 건축이 그 안의 행위를 물리적으로 규정해왔던 것을 탈피해서 사람들이 편하게 들려서 자신의 문화적 다양성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해야 저희가 소비 행위에 대한 데이터를 더욱 다양하게 수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저희가 소비 트렌드를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공간도 방문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었으면 했어요. 따라서 저희는 사람들의 행위가 규정하는 공간이자 문화적 커뮤니티의 배경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Ctrl+와 더불어 Fluke라는 브랜드도 준비하고 계신데, 두 브랜드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FLUKE BAKERY & COFFEE는 여러가지 컨텐츠 중 처음으로 시도하는 거에요. 사람들이 Ctrl+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쉽게 접근하게 하기 위해서 커피와 빵은 꼭 들어가야 하는 컨텐츠라 생각해요. 커피 한 잔의 가격을 내고 좋은 공간을 방문하고 사용한다는 개념이 이제는 보편적인 개념이 되었기 때문에, 커피는 그 공간에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 지점에서 출발해서 플랫폼의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Ctrl+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는 공간 플랫폼이에요. Ctrl이라는 플랫폼은 커피, 베이커리 외에 라이프스타일샵, 안경점, 작은 마켓 등 저희가 선별한 컨텐츠를 담는 공간인 것이죠.
그리고 Fluke는 Ctrl 안에 담긴 여러가지 컨텐츠 중 저희가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에요. 사람들이 Ctrl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쉽게 접근하게 하기 위해서 커피는 꼭 들어가야 하는 컨텐츠라 생각해요. 커피 한 잔의 가격을 내고 좋은 공간을 방문하고 사용한다는 개념이 이제는 보편적인 개념이 되었기 때문에, 커피는 그 공간에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 지점에서 출발해서 플랫폼의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플랫폼의 분위기와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fluke라는 브랜드는 저희가 직영을 하려고 하고요.
저희가 Ctrl이라는 플랫폼을 만들면서 최종적인 결과로 기대하는 바는 간삼에 설계를 맡겼을 때에만 Ctrl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를 제안할 때 간삼이 다른 회사보다 높은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에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러한 네임밸류를 얻을 때까지 앞으로 몇 군데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럼 Fluke는 사람들을 Ctrl+로 초대하는 초대장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군요.
네. 그렇죠. Ctrl+라는 플랫폼 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환대를 담은 초대장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네. Fluke라는 이름도 네이밍 과정에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문득 마주친 일상의 작은 행복’ 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름을 행운이라는 의미가 담긴 fluke로 정했고, 커피나 빵에서 느끼는 행복과 함께 ctrl이라는 플랫폼 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환대를 담은 초대장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이런 고민의 연장선으로 함께 들어오는 빵집도 이해하시면 됩니다. 가볍게 들려서 하루의 끼니를 구매해 가거나, 달콤한 디저트를 커피와 함께 즐기는 등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공간의 성격을 더 강화하고자 함께 유치한 프로그램이에요.

Fluke와 베이커리 외에도 Ctrl에 꾸준히 들어갈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지금 한창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사옥 1층 공간과 마찬가지로, Ctrl+는 주변에 새로운 문화시설에 대한 수요가 내재된 장소에 들어가서 주변을 문화적으로 부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주변에 있는 로컬리티를 바탕으로 저희의 공간에 작게나마 문화적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하면서 공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그 지역의 로컬리티에 대해서 생활하며 체득한 사람들이 가이드처럼 동네를 소개하는 공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옥에 들어서는 첫 Ctrl+같은 경우는 건축학과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을 진행하거나, 소규모 설계 사무실과 함께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세미나를 통해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렇듯 다양한 관심사와 사람들이 가진 갈증에 대해 함께 충족시켜 나가는 문화적 커뮤니티를 기획하고자 해요.
로컬리티는 무엇이고, 로컬리티가 적용된 공간은 무엇인가요?
로컬리티는 쉽게 말하면 장소가 가진 특색과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회사를 15년 넘게 다니면서 간삼건축의 직원들이 가진 다양한 가능성, 문화적인 소양과 넒은 취향에 놀라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저는 저희끼리만 알고 있던 간삼인들의 매력을 신당동의 로컬리티 중 하나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부분이 저희의 컨텐츠가 되면 주변의 직장인분들도 함께 즐기고 참여해서 더 로컬리티를 잘 반영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요. 그래서 로컬리티를 담는 공간은 그 지역의 “사람들”이 가진 역사와 특성이 잘 담긴 장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기 위한 배경이 되는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씀을 계속 드리는 거고요.
요즘은 컨텐츠가 쉽게 복제되고 유통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독특한 것을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로컬리티라는 컨텐츠는 그 고유한 장소에 기초하고 있고, 그것을 모방하거나 복제하기엔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차별성이 있는 컨텐츠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첫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공간인 신당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당동의 매력은 큼지막한 주택과 작은 주택, 그리고 상반되게 간삼건축이나 신라, 삼성 같은 큰 회사들이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자연스럽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잘 갖추어진 배경에도 불구하고 “결핍”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거주민이든 직장인이 주중 주말을 통해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잘 정리된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죠. 이 갈증을 기획으로 해소해 줄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간삼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첫번째 플랫폼을 만들면서 이 가능성을 가장 바탕에 두고 기획을 진행했어요. 이 가능성을 공간적으로 잘 구현해 낸다면, 신당동이 가진 문화적 배경이 투명하게 잘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로컬 브랜드 간 커뮤니티를 엮는 ‘스탬프투어’도 기획 중이신데요.
저희는 Ctrl+가 신당동의 매력을 발견하는 시작이 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있는 재미있는 가게들과 함께 상생해서 동네 전체를 부흥시키고 여기에 왔다가 이어서 저기로 가고 하는 코스까지 발견하는 재미를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Ctrl과 Fluke의 개업식도 “저희가 이런 공간을 엽니다!” 하고 선언하는 것도 있지만 개업식과 함께 진행하는 스탬프 투어를 통해 “저희가 연 공간은 이렇게 재미있는 동네에 있습니다!” 라고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개업식이 단순히 가게를 연다는 의미를 넘어서, 로컬리티에 기반한 기획의 시작이 될 것이고, 주변의 재미난 가게들과 함께해 Ctrl을 방문하는 분들이 동네까지 발견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어요.
스탬프투어가 재미있는 우리 동네의 재미난 가게를 소개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군요.
네, 그렇죠.

Ctrl+ 한 쪽 벽면에 팝업스토어 공간을 제작 중이신데요. 팝업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해주는 큐레이션 작업을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기획하는 팝업스토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잘 아는 브랜드보다는 잘 몰랐던 브랜드이지만 한눈에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물건들을 큐레이션하려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수익을 올린다기보다 저희가 생각하는 다양성이나 가치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팝업 스토어가 될 거예요.
로컬리티를 느낄 수 있는 문화적 커뮤니티 공간이 기대됩니다. Ctrl+에 “어떤 분들이 오시면 좋아할 것 같다”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장소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회사에서 회의하려면 회의실을 떠올리는 것처럼, 문화적인 목적으로 얽힌 여러 명의 모임이 가볍게 모여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trl+의 5년 후, 10년 후 모습을 상상해보신다면? 앞으로의 계획이라 할 수 있겠네요.
Ctrl+는 앞으로 꾸준히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시도의 씨앗과 같은 공간이 되어,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흐름과 장소들의 기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기획이 잘 진행된다면 10년 후에는 한국의 문화적 다양성이 Ctrl+에서부터 시도했던 기획들을 시초로 확장됐다더라 하는 전설같은 얘기가 남아 있지 않을까요?
Ctrl+, 한 줄 자랑해주시면요.
“다른 관점의 핫플레이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지켜보며 조언과 애정을 보여주신 간삼건축의 직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커피나 빵이 주는 만족을 넘어서 간삼건축의 직원분들께서 이 프로젝트의 큰 취지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저희가 바라보는 목표는 이 공간 하나만이 아니라 기존의 설계를 해 왔던 접근법과는 다르게 간삼건축이 좀 더 다양성을 갖고 확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니까요.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어도 이런 큰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또한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고만 생각하시지 않고 회사 가까이에 새롭게 생긴 좋은 공간이라는 인식으로 애정과 배려를 보여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저희가 사옥 1층에 커피숍을 낸다고 했을 때나 진행상황에 대해 공유했을 때, 프로젝트의 진행에 대해 지켜보면서 공간에 대한 기대를 다양하게 표현해 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는 이런 기대를 업고, 회사의 일이 아니라 회사 근처에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만들어보겠다는 욕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에 직원분들도 회사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이긴 하지만 약간은 거리감을 두고 정말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이 장소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에요.
주변과의 상생,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바른 자세와 철학을 유지하면서 계속 새롭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멋진 커피숍, 멋진 컨텐츠 플랫폼이 여기 간삼건축에서 태동한 것이라는 자부심을 계속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계속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FLUKE BAKERY & COFFEE 인터뷰 : http://www.gansam.biz/wp/?p=2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