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rl+는 간삼기획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로컬리티를 가진 숨은 콘텐츠를 발굴하여 건축 관점의 큐레이션을 기획하는 여정을 기록한다.
커피 중에 커피,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신당동에 생겼다. Better than Espresso. 에스프레소부터 피에노까지 맛볼 수 있는 리사르커피 로스터스의 이민섭 바리스타를 만났다.

리사르커피 로스터스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커피를 하려면 어느 정도 깊이 있게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카페에서 일했었는데, 직원으로는 한계가 있어서요. 커피를 오래 하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처음엔 왕십리의 아파트 상가에서 작게 시작했어요. 그 때는 스타트업이었으니까 맛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해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로스팅 일까지 하면서 투잡을 했었죠.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셨기 때문에, 리사르 브랜딩도 혼자 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제가 직접 다 했죠. 저희 로고가 ‘늑대’인데요. 제가 디자인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처음엔 늑대가 아니라 복잡한 로고를 만들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굿즈를 만들기가 어려워서 단순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곳들을 보면 심볼이 하나씩 있더라고요. 상징적인 이미지를 하나 만들면, 브랜드화하는게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해서 만들게 됐죠.

@leesarcoffee
커피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요?
맛있잖아요! 달짝지근하게 먹으면 맛도 좋고, 잠깐의 여유도 있고요.
그리고, 손님들께 서비스하는 것에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커피 배웠을 때 커피를 내리진 않았고, 주문 받고 매장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했거든요. 그게 제 적성에 맞았어요. 손님들을 대하고, 커피를 내리고.. 커피숍 시스템 자체가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커피 중에서도, 에스프레소 바를 해보고 싶었던 이유?
자기가 엄청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점이 있으면, 주변에 소개시켜주고 싶고 알려주고 싶잖아요.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에스프레소가 제일 맛있는 커피의 반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저는 커피를 해나가면서 깨달은 부분이라서요. 우리나라는 워낙 커피를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에스프레소를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열게 됐죠.
한국에선 에스프레소 바가 흔하지 않기도 하고요.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잘 모른다고 하는데 그건 편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에스프레스가 익숙하진 않지만, 충분히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커피도 좋아하고, 수준도 높고요.
무엇보다 고객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존중을 먼저 해드리면 손님 분들도 충분히 마음을 열고 접근하시는 것 같아요.
에스프레소를 즐기지 않던 분들까지 드실 수 있게 하는 것은, 제가 만들어갈 부분이고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니까, 원두도 그에 포커스를 맞추셨을 것 같은데요. 저번에 원두를 구입해서 머신으로 내려서 먹어봤는데 리사르에서 먹는 것과 맛이 살짝 달랐거든요. 원두도 엄청 신선해서 놀랐어요.
네, 맞아요. 에스프레소로 내렸을 때 맛이 나오게끔 로스팅이 진행돼요. 브루잉으로 했을 때는 맛이 좀 달라요. 에스프레소가 물 틀면 바로 통과돼서 커피가 만들어지는 타입이거든요, 물과 접촉시간이 되게 짧아요. 그래서 핸드드립하실 때도 물을 막 부어야 돼요. 그래야 맛이 나오거든요.
리사르 커피로스터스에서 추천하는 메뉴가 있으시다면요?
당연히, 에스프레소죠. 다른 메뉴들은 사실 장치 같은 거에요.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게끔 좀 더 접근하기 쉬운 장치들을 설치해놓은 거죠. ‘피에노’, ‘콘파나’같은 메뉴들도 그렇고요. 에스프레소의 베리에이션 메뉴이지만, 먹었을 때 ‘내가 에스프레소를 먹고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의외로 인기를 얻은 메뉴는?
‘콘파나’. 의외로 인기가 있더라고요. 에스프레소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아무래도 다른 커피숍에서 봤던 익숙한 메뉴여서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메뉴가 아닐까 싶어요. 손님들께서 의외로 즐겨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신기해요.

@leesarcoffee

에스프레소와 크림, 카카오토핑.
@leesarcoffee

에스프레소와 휘핑된 생크림.
@leesarcoffee
롤모델로 삼았던, 지향했던 카페가 있으신가요?
롤모델까지는 아니고요.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던 카페가 있다면, 미국에 있는 ninthstreetespresso.
인생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커피가 궁금해요. 추천해주세요!
바르베라 커피. 그 커피를 먹고 제가 충격을 받았어요, 너무 맛있어서. 이태원 원더커피에서 쓰는 커피였는데, 제가 지인을 통해서 선물을 받았거든요. 에스프레소를 정의하는 여러 가지 항목들이 있는데, 거기에 정말 딱 부합하는 커피였어요.
그리고, 이탈리아 킴보(KIMBO). 나폴리가 대부분 킴보를 쓰거든요. 일리커피 회장님이 하신 말 중에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도시는 나폴리”라는 말이 있거든요. 죽기 전에 딱 한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 나폴리 커피를 마실 거예요. 정말 흉내낼 수 없는 맛이에요.
이 두가지는 진짜 너무 맛있었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꼭 드셔보세요.
반대로,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던 커피는?
너무 신 커피는 먹기 어렵더라고요. 산미가 너무 강한 커피, 너무 가벼운건 먹기 힘들거든요. 속도 더부룩해지고요.

왕십리에 이어 신당동에 리사르의 공간을 꾸리셨어요.
로스팅 작업실과 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작업도 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바도 할 수 있고요.
이 공간이라면, 제가 해보고 싶었던 에스프레소 바를 할 수 있는 곳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에 시장도 있고, 사람도 많이 다니니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주로 어떤 손님들이 방문하시나요?
점심엔 직장인 분들이 많이 오시고, 그 이후 시간대에는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동네의 아주머니들이나 근처에 구경왔다가 들리시는 분들. 입소문 타고 오시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요즘엔 TV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졌잖아요. 하지만 롱런하려면, 순수한 바이럴이나 입소문에 의존해야 손님층이 두터워지면서 천천히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마케팅을 잘 안 하고 있는데요. 감사하게도 손님 분들께서 에스프레소를 즐겨주시고 입소문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단골손님도 많으신데요.
신당동에 와서도 단골손님들이 많이 생겼어요. 주중에 3~4번 오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연세가 많으신 손님들도 오시는데, 에스프레소를 즐겨주시는 모습이 좋았어요.

리사르 커피로스터스, 한 줄 자랑 부탁드립니다 🙂
“한 잔값에 두 잔의 가치를 드리는 곳”
한 잔값에 한명이 먹을거를 한 잔값에 두명이 먹는거죠. 한 명이 두 잔 마실 수도 있는데, 그거는 추천드리지 않아요. 한 잔정도가 저는 가장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