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rl+는 간삼기획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로컬리티를 가진 숨은 콘텐츠를 발굴하여 건축 관점의 큐레이션을 기획하는 여정을 기록한다.

매일 점심시간, COFFEE ZIP은 맛있는 음료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멜라떼부터 소보로라떼까지 정성이 담긴 시그니처 메뉴까지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COFFEE ZIP 백용호 대표님을 만났다.

@coffeezip1

커피집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조그만 건설자재회사를 했었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다가 커피가 눈에 들어왔어요. 그 때부터 커피를 배웠고,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주변 지인들의 도움도 받았죠. 그 이후부터는 정말 몇 년간 커피에 매달렸어요.

사실 이 동네는 처음이었는데, 우연찮게 인터넷에 자리가 올라와있더라고요. 자리가 마음에 들어서 정말 운명처럼 바로 계약을 하게 됐어요.

기존 매장의 COFFEE ZIP 로고와 인테리어도 직접 하신 건가요?

네, 직접 다 한거예요. 간판은 페인트로 그리고 합판을 붙였어요. 인테리어도 직접 했고요.

기존 매장 스케치. 이전하기 전 모습을 담았다.
@coffeezip1

최근 매장을 이전하셨는데, 이전하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 위치에서 나오게 되면서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했었어요. 주변에 보시다시피 가게를 낼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우연하게 임대문의를 보니 사진관 자리가 비어있더라고요.

이전하고나니 공간이 넓어져서 손님들이 얘기 나누기에 더 편한 공간이 된 것 같아서 좋아요. 예전엔 좁아서 손님들이 오셔도 얘기 나누고 시간 보내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늦은 오후에도 오셔서 얘기 나누고 가세요.

커피집이 지향하는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편안한 분위기를 줄 수 있는 공간이에요.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요. 그래서 COFFEE ZIP 이름도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짓기도 했고요.

또, 주문하실 때부터 손님들이 편하게 주문하실 수 있게 신경 쓰고 있어요. 사실 카페에 가보면 주문할 때부터 기분이 상할 때도 있잖아요. 제가 건설자재업체에 있을 때도, 나이 있으신 어르신들이나 고객 분들 만날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몸에 베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도 친절하게 하려고 하고요. 또, 손님들이 앉아 계실 때도 불편하신 게 있는지 눈 여겨 보는 편이에요. 오시는 손님 분들의 기호나 성향을 파악하기도 하고요. 가급적 같이 오신 손님 분들끼리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드리려고 해요.

음료 재료부터 로스팅까지 모두 직접 하신다고 들었어요.

편안한 공간에 맛있는 음료를 제공해드리고 싶어서 음료 같은 경우엔, 재료를 직접 만들고 있어요. 직접 하게 되면 원가 면에서도 절감되니까, 재료를 좀 더 좋은 걸 쓸 수 있으니까요. 로스팅도 매장에서 직접 하고 있어요. 원두는 생두부터 직접 본사와 계약해서 수확량이나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어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음료를 파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재료도, 원두도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신선한 재료를 고집스럽게 하고 있거든요. 음료도 음식이라 생각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번 더 신경쓰고 있습니다.

아멜라떼 @coffeezip1

커피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다양해요.

제가 건설자재회사에서 실험하던 사람이라, 기존 업종에 없는 걸 많이 테스트해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특이한 메뉴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아멜라떼를 비롯해서 소보루라떼, 스페니쉬라떼 같은 메뉴가 그렇죠. 본의 아니게 한 번 더 신경 쓴 음료들을 손님 분들께서 많이 찾아주셔서 시그니처 메뉴가 됐어요.

메뉴 개발은 어떤 식으로 하세요?

연구하듯이 직접 해보고, 먹어봤죠. 제가 딸이 있어서, 아기들이 좋아하는 걸 생각하다가 나오기도 하고요. 소보루 라떼는 딸이 소보루 빵과 우유를 먹는 모습을 보다가 생각하게 됐거든요.

극진 밀크티 같은 경우엔, 설탕을 넣지 않고 은은한 맛을 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유에 하루 정도 우리다보니 은은한 맛이 나왔어요.

직접 구운 소보로라떼.
@coffeezip1
달달한 리얼 딸기라떼.
@coffeezip1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세요?

혼자 다 해야 하는 점이 어렵죠. 장충동, 신당동 주변도 돌아다녀보고 싶은데, 갈 시간이 없더라고요. 매일 밤 10시, 11시까지 있다 보니 밥도 잘 못 먹기도 해요. 매장 영업은 8시에 끝나는데 다음 날 재료를 준비해야 해서 늦게까지 있거든요. 그래도 준비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뿌듯해요.

신당동에도 정이 많이 드셨겠어요.

네, 그렇죠. 원래 연고가 없었는데, 커피집을 통해서 손님 분들 뵙는 게 너무 즐거워요. 매일 점심마다 뵙고 하다보니, 안부도 묻고요.

커피집에 방문할 때마다 인상깊었던 점이, 사장님께서 손님들을 다 기억해주시는 거예요. 인사도 먼저 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거든요.

아무래도 제가 매일 있고, 주로 직장인 손님들이 꾸준히 와주시다보니 얼굴을 다 기억하는 편이에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단골손님 분들은 오전에도 오시고, 오후에도 오시고요. 주말에는 동네 분들도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커피집, 한 줄 자랑 부탁드립니다 🙂

“편안한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